어느 날, 외사랑이 끝났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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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상태완결

제목어느 날, 외사랑이 끝났다 [개정판]

출판사시계토끼
응원5,708정가: 100원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를 사랑했다.
이 지독한 사랑이 저주 같다고 느껴지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갑자기 그가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 본문 中


제니아는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를 사랑해주세요. 전하.”

진심으로 그에게 말하고 싶고, 또 요청하고 싶었지만 절대로 꺼낼 수 없던 말이었다.
그녀의 자존심과 비참함은 둘째치고 이 말을 꺼냈다가 그녀에게 완전히 질려버린 그가 어떤 말을 할지가 두려웠기에 차마 꺼내지 못했던 그 말. 사랑해달라는 구걸.

“그대를 사랑해.”

그녀의 말에 당연한 것처럼 돌아온 그의 말은 제니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대답에 용기를 얻은 제니아는 또 한 번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

“저를 보며 웃어주세요.”
“그대가 원한다면 하루 종일도 웃을 수 있어.”

그리고 또다시 아르시온은 그토록 그녀가 보고 싶어 했던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지워주었다.

“사랑해요… 꿈이어도 좋아요. 한 번만이라도… 전하에게 제 진심을 전하고, 전하께서도 그러하다는 말을 되돌려 받고 싶었어요.”

애절한 그녀의 고백에 아르시온이 참지 못하고 제니아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그녀의 입술을 잡아먹을 듯이 삼켰다.



***



“제니아….”
“전하께서 그렇게 다정하게 제 이름을 불러주시니 이상하게도….”

제니아가 조곤조곤히 말을 내뱉다가 조금 뜸을 들였다. 아르시온은 긴장된 눈으로 그녀를 보다가 이어진 그녀의 말에 처참하게 눈가를 일그러뜨렸다.

“소름이 끼쳐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방긋 웃었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그를 향한 증오와 경멸을 가득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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