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판 소설 속 여주인공의 언니, 시트리나로 환생했다.
가족을 위해 개같이 구르기만 하다 악당에게 죽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원작을 좀 비틀기로 했다.
악당과 친해져 그를 갱생시키는 방향으로.
“리나, 난 네가 하라는 건 다 해.”
좋아. 몇 번의 실패 끝에 악당과도 친해졌고,
그도 완벽히 선량해진 것 같다.
목숨은 구한 것 같으니 돈을 벌러 떠났다가
성공한 정령사가 되어 다시 돌아왔는데.
“너무 착하게 대하지는 마. …나한테도.”
“다른 사람한텐 안 하고.”
소설 속 악당 데시안이,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너한테만 할게.”
내 상냥하고 다정한 친구가, 어쩐지 조금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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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요구하지. 날 이용해.”
“…내가, 너를?”
“그래.”
‘이용하라고?’
시트리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붉은 입술이 부드럽게 호선을 그렸다.
시트리나를 보며, 데시안이 되뇌듯 속삭였다.
“날 이용해, 네가 원하는 대로.”
그 말과 함께 데시안은 손을 뻗었다. 그가 시트리나의 귀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천천히 정돈해 주었다. 그의 손끝이 시트리나의 머릿결을 조금씩 덧그리는 느낌이 들었다.
닿는 손이 차가워, 오싹했다.
“대신…….”
데시안의 잇새로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나 말고는 누구도 이용하지 마.”
가족을 위해 개같이 구르기만 하다 악당에게 죽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원작을 좀 비틀기로 했다.
악당과 친해져 그를 갱생시키는 방향으로.
“리나, 난 네가 하라는 건 다 해.”
좋아. 몇 번의 실패 끝에 악당과도 친해졌고,
그도 완벽히 선량해진 것 같다.
목숨은 구한 것 같으니 돈을 벌러 떠났다가
성공한 정령사가 되어 다시 돌아왔는데.
“너무 착하게 대하지는 마. …나한테도.”
“다른 사람한텐 안 하고.”
소설 속 악당 데시안이,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너한테만 할게.”
내 상냥하고 다정한 친구가, 어쩐지 조금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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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요구하지. 날 이용해.”
“…내가, 너를?”
“그래.”
‘이용하라고?’
시트리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붉은 입술이 부드럽게 호선을 그렸다.
시트리나를 보며, 데시안이 되뇌듯 속삭였다.
“날 이용해, 네가 원하는 대로.”
그 말과 함께 데시안은 손을 뻗었다. 그가 시트리나의 귀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천천히 정돈해 주었다. 그의 손끝이 시트리나의 머릿결을 조금씩 덧그리는 느낌이 들었다.
닿는 손이 차가워, 오싹했다.
“대신…….”
데시안의 잇새로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나 말고는 누구도 이용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