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악당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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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상냥한 악당이 수상하다

출판사마야마루출판사
응원11.10k정가: 100원
로판 소설 속 여주인공의 언니, 시트리나로 환생했다.

가족을 위해 개같이 구르기만 하다 악당에게 죽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원작을 좀 비틀기로 했다.

악당과 친해져 그를 갱생시키는 방향으로.



“리나, 난 네가 하라는 건 다 해.”



좋아. 몇 번의 실패 끝에 악당과도 친해졌고,

그도 완벽히 선량해진 것 같다.

목숨은 구한 것 같으니 돈을 벌러 떠났다가

성공한 정령사가 되어 다시 돌아왔는데.



“너무 착하게 대하지는 마. …나한테도.”

“다른 사람한텐 안 하고.”



소설 속 악당 데시안이,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너한테만 할게.”



내 상냥하고 다정한 친구가, 어쩐지 조금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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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요구하지. 날 이용해.”

“…내가, 너를?”

“그래.”

‘이용하라고?’

시트리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붉은 입술이 부드럽게 호선을 그렸다.

시트리나를 보며, 데시안이 되뇌듯 속삭였다.

“날 이용해, 네가 원하는 대로.”

그 말과 함께 데시안은 손을 뻗었다. 그가 시트리나의 귀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천천히 정돈해 주었다. 그의 손끝이 시트리나의 머릿결을 조금씩 덧그리는 느낌이 들었다.

닿는 손이 차가워, 오싹했다.

“대신…….”

데시안의 잇새로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나 말고는 누구도 이용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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