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월루 (隱月樓)

만월의 밤에 시작된 인연.
유현지의.
유나라의 황제는 현영국의 여인을 황후로 맞아들여 한다는 태조의 유훈.

태후로부터 보위를 위협받는 황제 이환은 속국인 현영국의 향주, 의진과 정혼한다.
심장을 흔드는 여인을 차갑게 외면할 수밖에 없는 건 황제의 잔인한 운명이었다.

“어째서 널 버리느냐고? 난 이 나라를 보우할 천자니까.”
“황후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까, 궁인이 되어도 좋으니까 폐하의 곁에 있게 해주세요!”

황후가 되길 손꼽아 기다리던 의진에게 날아든 청천벽력.
되돌려 받지 못한 사랑의 대가는 통렬한 절연이었다.
설상가상 고국으로 돌아온 의진의 가족들은 비적 떼의 습격을 받게 되고,

태후의 수렴청정을 폐하고 황제가 된 환에게는 의진의 비보가 날아든다.
그리고 그날부터 환의 가슴에서 선혈이 흐르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아. 넌 내게 새겨져 지워지지 않아. 저 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