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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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상태완결

제목아로하

출판사
응원101정가: -
“그럼 연수 씨 이상형은요?”
순간 수호는 혀를 깨물 뻔했다. 치료자로서 환자에게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고 그녀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수없이 물어봤던 질문이다. 그런데도 가슴 한쪽이 뜨끔하고 귓불 언저리가 뜨끈해지는 게 민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환자일 뿐이야. 한눈에 홀딱 반해 버린 소개팅녀가 아니고 환자라고!’
수호가 꼭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처럼 구는 저에게 놀란 것과 마찬가지로 연수도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에 화들짝 놀란 상태였다.
‘바보. 그냥 치료 과정일 뿐이야. 의사로서 환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짧은 순간이나마 수호의 질문을 곡해한 자신이 부끄러워진 연수는 모기 소리만큼 작은 소리로 고백했다.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단 한 번도?”
대인 관계에 미숙한 연수이니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수호의 말꼬리는 이상스럽게 믿을 수 없다는 듯 한껏 올라가 있었다. 괜스레 볼이 달아오른 연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이것도 이상한 건가요?”
“흠, 흠!”
이유 없이 간질거리는 심장 때문에 곤욕을 치른 수호가 군기침을 하며 아득해진 이성을 간신히 되찾았다. 그런 후 능력 있는 정신과 의사로서의 소견을 밝혔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작품 속에서 수많은 이상형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 아니고, 또 가상에서만 수없이 만들지 현실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까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르죠. 그렇지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예.”
수호는 안도하는 연수를 보며 아직 채 가라앉지 않은 가슴의 두근거림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정신 차려, 권수호! 지연수 씨는 환자야. 네 환자! 이런 두근거림은 가당치 않다고! 알았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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