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우 綠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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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상태완결

제목녹우 綠雨

출판사
응원116정가: -
한 남자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된 한 여인과
그런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은 한 남자.
사랑으로 인해 다친 상처는 오직 사랑만으로 치유될 수 있음을 알면서
또다시 다치기 싫어 움츠리고 피하려고만 하는 섬세한 영혼들의 사랑 이야기.
오래도록 코끝을 맴도는 잔잔한 녹차향 같은 소설이 지금, 당신 곁을 찾아갑니다.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을 거라 믿었던 마른 가슴에
또 다시 사랑이 찾아 왔습니다.
가슴에 인이 박힌 그 배신은 녹우로 하여금 여자로서의 자부심을 잊게 만들기 충분했다. 다시는 남자를 가슴에 들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또다시 녹우의 가슴을 멍들게 할 것이다. 한 번 아파 본 가슴은 그 아픔을 미리부터 두려워하고 있었다.
세상에 나서기로 한 것과 한 남자를 가슴에 들이는 일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남자가 없어도 얼마든지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이 언제 내게서 등을 돌릴지, 내가 언제 또 혼자 버려질지 몰라 가슴 졸이며 사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인 것이 견디기 수월할 것이었다.

“보고…… 싶었습니다.”
“…….”
“보고 싶어 할 자격 같은 거 없다는 거 알면서도 보고 싶었습니다.”
“…….”
“제가 녹우 씨를 보고 싶어 해도 됩니까?”
주저하는 듯했지만 녹우의 고개가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리자 근하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을 지었다. 곱게 가선이 잡힌 눈가가 촉촉해지는 듯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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