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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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바람직한 집착

출판사도서출판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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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남자를 만나길 기대하며 떠난 뉴욕에서 여진은 술에 취해 절친 동생과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것도 저보다 무려 다섯 살이나 어린, 여자를 전혀 모르던 동정남을.
실수라며 잊자고 사정했지만 그 놈은 바람직하지 못한 집착을 보이며 그녀를 계속 유혹한다.

“어떻게 진정을 해? 순결한 날 이렇게 농락해놓고 입 싹 닦겠다고 하는데!”

아, 미치겠다. 내가 농락하고 싶어서 그랬어?
그러게 색기를 작작 흘렸어야지.
남친도 없이 외로운 누나 앞에서 관능미를 그렇게 뿜어대니 내가 어떻게 당해?
그것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본문 속으로]

위험하다, 위험해!

지금 일 치렀다가는 술 핑계도 될 수 없다. 게다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 지수나 벤자민, 동우에게 들켰다가는 상황이 심각해진다. 자제심을 있는 대로 다 끌어올리며 그녀는 그를 밀어냈다.

“까분다! 이거 놔라!”

“약속하면.”

누군가 들이닥칠까 봐 불안한 그녀와 달리 지훈은 느긋했다. 누가 오든 말든 전혀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버럭 소리를 지르려다가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봐 그녀는 목소리를 확 낮추어 낮게 속삭였다.

“무슨 약속?”

“누나도 알지? 어제까지 내가 동정이었다는 거.”

훅 치고 들어오는 말에 여진은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입만 어버버 벌렸다. 그녀도 듣긴 했다. 잘생긴 그가 아직도 동정이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어쩐지 자기의 의도대로 풀릴 것 같지 않은 초조함에 침을 꿀꺽 삼키고 그녀가 되물었다.

“그래서 뭘?”

“뭐긴. 누나가 날 책임져야지.”

“미쳤어! 내가 널 어떻게 책임져? 네가 애야?”

“순진한 남자 홀려놓고 내빼겠다고?”

낮게 윽박지르는 그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들렸다. 눈빛도 심상치 않았다. 마치 통제 불능의 상태였던 그의 사춘기 시절의 눈빛이 떠올랐다.

사고 치기 전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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