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앞으로 영이라 하자.”
과거 준비를 강요받는 무매독자 단우와 그런 단우의 마음을 흔드는 몸종 영.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만난 두 아이.
우연일지도 모를 만남 속에서 스며든 나날.
영원할 것만 같던 둘 사이에 작은 균열이 스미고, 감정에 눈이 먼 손짓이 그 틈을 벌린다.
손에 쥔 것이 무엇보다 달아서, 또 너무너무 씁쓸해서,
당장 코앞에 어떤 미래가 있을지 알면서도 놓지 못하던 손은 벌어지지만
그 손끝은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 생에서…… 도련님하고 저는 여기까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