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약혼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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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수상한 약혼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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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알 수 없는 여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떠날 여자라 했다.

“그런 여자가 있다면 결혼할 건가?”
“뭐, 예쁘면.”

동생 선호의 소개로 시작된 위장 약혼과 동거생활.
그런데 이 여자, 대단히 수상하다.
필리핀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영어가 뭔지 모르는 건 둘째치고 텔레비전도 못 켜서 허둥지둥하기 일쑤다. 석 달 쓰고 버릴 여자라 관심도 없던 건호는 자꾸 그녀가 궁금해진다.

* * *

“케이크도 사고 향초도 샀는데 다 망가져 버렸어요.”

아리솔은 양손에 들린 초라한 상자와 쇼핑백을 들어 보였다. 건호의 시선이 닿자 아리솔의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 건호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하나 남았잖아.”
“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아리솔이 이내 그 뜻을 알아채고 멋쩍게 웃었다.

‘인간 세상에서는 약혼자의 생일에 세 가지를 준비한다고 했었지, 참.’

“아, 달콤한 키스요. 그건 못 샀어요. 어디서 파는지를 몰라서…….”

너는 어떤 세상을 살아왔길래 달콤한 키스를 사려고 이 거리를 돌아다니게 된 걸까. 네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내게 왔는지, 어디로 갈 건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그 순간이 두려워지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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