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회기(恨懷記, 한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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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상태완결

제목한회기(恨懷記, 한을 품다)

출판사에피루스
응원5정가: 100원
갑갑한 약국에서, 똑같은 업무에 지친 십자약국 직원 위수연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는 그녀 앞에

금요일 9시 16분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처방전을 들고 오는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러나 지금 이것은 뭘까. 이 거친 숨소리는 대체 뭔가.
여자의 타는 것 같은 뜨거운 혀가 그의 입 안으로 파고들었다. 무릎을 세우고 일어선 그녀가 한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카우치에 앉아 있는 그의 목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이 또다시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번쩍이는 섬광 밑에 드러났다.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그러나 그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거친 입맞춤이 그의 속을 휘젓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혀뿌리까지 닿을 듯한 그녀의 키스가 광포하게 휘젓더니 그녀는 그의 입술을 마치 터뜨려 버릴 듯 빨아들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자의 손이 잘록한 여자의 허리를 감싸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그의 손이 어디에 놓여 있어야 할지 그 자신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여자의 입술은 거칠게 그의 귓불과 턱 선을 타고 흐르더니 그의 목을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쏠리는 무게에 의해서 남자는 점점 카우치의 한쪽 손잡이 쪽으로 몸을 눕히게 되었고, 그녀의 입술은 그의 가슴 위에 머물렀다.
“아…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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