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가닥 대 밴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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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상태완결

제목왈가닥 대 밴댕이

출판사시계토끼
응원54정가: 100원
축축한 빗물을 온 몸에 매달고서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여자를 보는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차에서 뛰어내렸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어깨를 잡고 거칠게 물었다. 비에 젖은 여자가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았다. 빈 우물처럼 깊고 공허한 눈동자에 이겸의 모습이 담겼다. 뚝하고 볼을 타고 굴러 내리는 눈물을 미처 닦아내지 못했다.
앞에 선 사람이 이겸인 것을 확인하자마자였다. 갑자기 혜빈의 얼굴에 단단한 껍질이 떠올랐다. 거칠게 손으로 빗물인 양 떨어지는 눈물을 슥 훔쳐냈다. 삽시간에 기운차고 사나운 살쾡이 이혜빈이 나타났다.
“뭐예요? 왜 남의 앞길을 가로막고 난리야? 당신이야말로 무슨 청승이냐고. 웃겨.”
이겸은 아무 말 하지 않고 다짜고짜 혜빈의 팔을 낚아챘다. 무작정 차에다 실어버렸다. 지금은 그들, 홀로가 아니라 둘이어야 했다.

“사랑해 본 적 있어요, 강이겸 씨?”
“사랑해 본 적이 있느냐? 글쎄. 대답하기 곤란하군. 그러면 내가 묻지. 당신은 사랑이 뭔 지나 알고 있나?”

놓쳐버린 기회로 후회와 절망의 시간을 보낸 이겸.
그의 앞에 나타난 왈가닥 도덕교사 혜빈.
왜 그녀의 웃는 얼굴이 우는 얼굴로 보이고, 기운찬 모습 뒤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지.

새로운 사랑을 이번엔 절대로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한 그는 과연 그녀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지환의 로맨스 소설 『왈가닥 대 밴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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