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새겨진 달빛

“낭자에게로 오는 걸음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소. 아니, 멈추어지지가 않소…….”



모든 면에서 뛰어났지만 그랬기에 모든 것을 감추고 살 수밖에 없었던 왕자군, 이겸.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마음을 보이고 싶고, 나누고 싶은 단 한 사람, 은서가 있다.



“괜찮으시다면……, 벗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모질게 얽혀 있는 연의 고리가 자꾸만 망설여지는 은서.
그러나 겸을 향한 마음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결국 그녀는 그의 곁에 머물기 위해 슬픈 거짓말로 스스로의 마음을 감추기 시작한다.


맞닥뜨려야 하는 진실이 아프기만 한 두 사람.
갈수록 커져만 가는 마음들이 원망스럽기만 한데…….



“소녀를 그만 놓으셔야 합니다. 소녀를 그만 지우셔야 합니다.”

“그대의 청을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소!”



어디서부터 시작된 연(緣)일까.
가슴 시린 연(緣)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