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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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매의 검

출판사가하
응원73정가: 100원
언젠가 우연히 그대와 내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 오늘의 빚에 대해 말하도록 하지. 보답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 하지만 하늘에 간절히 비는 것이 좋을 것이야. 날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이스타니아의 왕에게는 왕에게만 전해 내려오는 약속이 있다. 위기의 순간에 왕이 소집하면 용맹한 전사의 부족, 뮤족이 부름에 응한다는 것. 과거, 단 세 번의 부름에 응한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뮤족은 이미 두 번의 역사적 순간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왕위에 오른 라지드는 선례를 믿고 뮤족을 소집한다.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로 뮤 족장을 대면하게 되는데…….


에레미아는 그 속에서 서늘한 경고를 느꼈다.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그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어째서? 왜 저런 눈으로 날 보는 거지? 내가 무슨 말을 했기에, 저리 경멸 어린 눈빛이란 말인가. 황금색 눈동자와 청은색 눈동자가 허공에서 한번 격렬하게 부딪쳤다 떨어졌다.
먼저 눈을 돌린 건 라지드였다. 먼지 묻은 터번 아래 검은 장막 같은 새까만 머리카락이 바람에 거칠게 흩날렸다. 늠름하고 당당한 그의 등을 향해 에레미아는 낮게 중얼거렸다.
“릴라 차벨라.”
신의 뜻대로, 신의 가호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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