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로잡힌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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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로잡힌 유혹

출판사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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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년 만에 보는 그는 완전히 여문 남자가 되어 있었다.

빚어낸 듯 아름답고 곱상한 얼굴은 여전했다. 세월을 어디로 삼킨 건지 동안인 얼굴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때는 분명히 없었던 분위기가 생겨났다.

강건함이 도사린 냉기.

그 냉기에 사로잡힌 듯, 윤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채윤서는 그대로네.”

이력서를 보던 그의 눈빛이 돌연 자신을 향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에 채윤서가 제일 잘하는 걸 안 썼네?”

나른한 그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예리해졌다.

“그 말도 썼어야지. 한 번에 남자 둘은 기본으로 후린다고.”

그가 붉은 입매를 가볍게 비틀어 올렸다.

***

“윤서야. 네 입으로 정확하게 다시 말해봐.”

언뜻 살갑게까지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뾰족한 눈빛은 달랐다. 낱낱이 속을 헤집어오는 눈빛에 정신이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하룻밤 즐긴 걸 사랑이라 착각했던 순진한 새끼는 지금도 궁금하거든.”
“….”
"먹고 튀고, 뒤통수까지 쳤으면.”

커다란 손이 윤서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미세한 터치에도 온몸에 전율이 들끓었다.

“그래서 멀쩡한 놈, 여자라면 아무도 못 믿는 병신 새끼 만들어놨으면.”

짓씹는 음성이 뜨거운 열기와 함께 귓가에 바스러졌다.

“이 정도 애프터서비스(a/s)는 해주는 게 예의잖아?”

도망갈 곳은 없었다.

오 년 전 자신을 뜨겁게 바라보던 눈동자는 흉포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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